컬럼

맡은 역할마다 잘 물드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처럼요.

<지옥만세>, <내가 누워있을 때>, <골목길> 등 다수의 독립 단편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차세대 충무로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오우리를 만났다.

오우리는 20편이 넘는 영화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도화지 위에 자신만의 색을 물들이고 다채로운 그림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연기하는 게 행복한 사람, 더 꿈꿀 수 있는 사람 오우리가 궁금하다.

Q. 먼저 사람엔터테인먼트의 가족이 된 걸 환영합니다. 사람엔터와 새롭게 시작하게 된 소감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오우리입니다. 사람엔터와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Q. 오우리 배우의 인터뷰 칼럼 주제는 '클로즈 업'입니다. 그만큼 오우리와 가깝게, 오우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뜻이에요. 오우리는 어떤 배우인가요? 

초등학교 3학년 같은 배우입니다. 제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함이 있는 것 같은데, 연기하면서 움직이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즐거워서요. 마음이 닿으면 어떤 행동이든 순수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제 장점 같아요. 앞으로 더 배워서 점점 능숙해지고 잘 해내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Q.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오늘 오우리의 tmi를 알려줄 수 있을까요?

난생처음 24시간 단식을 해보고 있습니다. 과연 제 몸의 독소가 얼마나 많이 빠져나갈지 궁금해요.

Q. 오우리의 '우리'가 순우리말이던데, 이름에 담긴 뜻이 있나요?

없습니다! 하하. 어머니께서 우스갯소리로 "성이 나라 오(吳)니까 합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돼 봐" 얘기하셨어요.

Q. 본격적으로 배우를 꿈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까요? 어떻게 데뷔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수련회에서 한 스태프분이 무대 위에서 행복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고 반했어요. 그분이 뮤지컬 배우셔서 막연하게 '나도 뮤지컬 배우가 되어야겠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저의 노래와 춤은 민폐 수준이더라고요. 그래도 연기만은 정말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Q. 처음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할 때 느낌은 어땠나요?

아주 작은 카메라와 소수의 인원으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혼자 계속 '나는 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연기만 제대로 하면 돼' 되뇌었어요. 벌벌 ��면서 그 인물에 간절하게 매달렸는데, 돌이켜보면 그래서 제일 순수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이번에 새로운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는데, 결과물을 본 소감은 어떤가요?

제가 평소에 워낙 사진을 안 찍다 보니 엄청 긴장했는데 멋있게 나와서 놀랐어요. 스태프분들이 저의 좋은 모습을 끌어내려고 노력해 주셨던 게 떠오르고, 그게 프로필 사진에도 느껴져서 감사했습니다.

Q. 그동안 <골목길>, <그녀들의 주기>, <김희선>, <내가 누워있을 때> 등 다양한 독립 단편 영화에 출연한 점이 눈에 띕니다. 가장 애정하는 작품과 그 이유는 뭔가요?

어려운 선택이지만 단편 중에는 <골목길>, 장편 중에선 <내가 누워있을 때>에요. 현장에서 정말 마음이 맞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노는 기분이어서 즐거웠고, 두 캐릭터 모두 제 모습의 일부분을 꼭 닮아있어요. 

Q. 그렇다면 지금까지 연기한 작품 중 본인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나답다고 생각한 역할은 뭐였나요?

단편 영화 <골목길>의 '은재'가 가장 닮은 것 같아요. 촬영 전까지는 스스로 조용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골목길>을 찍으면서 제가 생각보다 더 밝고 보이시한 면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가끔 바보 같은 면도 있고요. 하하. 알고 보니 주변 사람들이 보기엔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저만 모르고 있던 거더라고요!

출처 : <골목길>

Q. 특별히 좋아하는 대사가 있을까요? 꼭 출연한 작품 대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입버릇처럼 나오는 대사는 <지옥만세>의 "우 씨-, 나만 믿고 따라오라니까!"인 것 같아요. 자신도 쫄았지만 아닌 척 상대에게 허세를 부리는 대사인데, 저는 평소에 두려우면 쫄아서 아무 말도 못 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의식적으로 떠올리는 대사에요.

Q. <지옥만세>에서 학교폭력 피해자 나미, <우린 동산에서 왔어>에서는 보호 종료 아동 마리아 등 주로 아픈 사연을 가진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던데,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지옥만세>를 찍을 때 혼자 서울이 다 내려다보이는 곳에 가서 기도했어요. 서울 어딘가에 '나미' 같은 친구가 분명 있을 텐데 그 친구가 상처받지 않을 수 있게 연기하고 싶다고요. '나미'의 인생을 전부 이해하는 것과 그걸 오해 없이 표현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캐릭터를 더 이해하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Q. 2019년과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에도 섰어요. 부국제는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인데, 배우로서 부국제 무대에 처음 섰을 때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전년도에 혼자 텅 빈 행사장을 걸으면서 '언젠가 이 길에 서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바로 그 다음 연도에 꿈꾸던 레드카펫에 섰어요. 정말 말 그대로 꿈같은 기분이���는데 심취할 새 없이 처음 신어보는 구두와 많은 카메라들에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배우로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앞으로 더 꿈꿔도 된다는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어요.

Q. 특히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 <지옥만세>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반응을 확인한 순간 어땠나요? 

감독님과 영화에 대한 반응이 새로 올라올 때마다 찾아봤어요. 영화 장면마다 우리가 같이 만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그 순간들이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나미'라는 캐릭터와 그 이야기를 사랑해 주는 분들에게 감사하고, 계속 유의미하게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 더 많은 반응을 듣고 싶어요.

Q. 앞으로 배우로서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나요?

언젠가 영화 <백엔의 사랑>의 '이치코' 같은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영화 속 '이치코'를 처음 봤을 때는 답답하고 화가 났지만, 어느새 그만큼 사람 냄새가 나는 '이치코'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내 모습을 비춰 보게 하는 그런 사람 냄새가 풍기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Q. 닮고 싶은 롤 모델 배우도 궁금해요.

영화를 볼 때마다 나오는 배우분께 사랑에 빠져서 참 어려운데, 롤 모델을 굳이 뽑아보자면 <백엔의 사랑>에서 '이치코'를 연기한 '안도 사쿠라' 배우님을 정말 많이 좋아합니다.

Q. 영화 <엄마에게>와 <송유빈은 못말려>를 연출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소재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받는 편인가요?

저라는 사람을 표현해 보고 싶은 욕구에서 오는 것 같아요. 제가 겪거나 느낀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나 봐요. 캐릭터에 저를 대입해서 상상하고 쓰게 되더라고요.

Q. 연기와 연출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연기 경험이 연출에 도움이 된 부분이나 반대로 연출 경험이 연기에 도움 된 부분이 있나요?

연출을 할 때는 배우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하는 배우의 가능성이 잘 표현되게끔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습니다. 덕분에 같이 작업하는 스태프분들은 힘들 수도 있지만요. 하하. 그리고 하나의 롤을 맡을 때마다 다른 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요. '대단하다. 다음엔 내가 저렇게 잘 할 거야'하고 늘 배우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사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역할을 맡기 전까지 제 나름대로의 삶을 살다가 맡은 역할마다 잘 물드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처럼요.

Q. 마지막으로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에서 꼭 의미 있는 연기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CREDIT

PHOTOGRAPHER 우상희
EDITOR 사람엔터테인먼트
HAIRSTYLIST 차홍 김지현 원장
MAKE-UP ARTIST 차홍 원제홍 원장

Film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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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 FILMS
2023 조현철 감독 '너와 나' 다애 역
2023 임오정 감독 '지옥만세' 나미 역
2022 이윤석 감독 '우린 동산에서 왔어' 마리아 역
2022 이누해 감독 '닫힌 세계와 그 친구들' 아한 역 
2022 최정문 감독 '내가 누워있을 때' 지수 역
2021 조은지 감독 '장르만 로맨스' 레포트 여대생 역
2021 조단양 감독 '지나친 하루' 서우 역
2020 이지후 감독 '어쩔 수 없는, 하루와 밤'
2020 목충헌 감독 '셔터'
2020 신다인 감독 '가족사진' 소영 역
2020 남연우 감독 '초미의 관심사' 선우 역
2019 이주영 감독 '벤치타임 : 쉬는시간' 순영 역
2019 오은영 감독 '우리의 계절' 선주 역
2019 구양욱 감독 '꽃이 필거야' 수연 역
2019 박현웅 감독 '안전거리' 현 역
2018 정해성 감독 '우리' 우리 역
2018 김민주 감독 '김희선' 희선 역
2017 한진선 감독 '그녀들의 주기' 주연 역
2017 오은재 감독 '골목길' 은재 역
2017 정해성 감독 '영 피플 인 코리아' 편의점 고등학생 역

 

설명 (영문): 
   

 

DRAMAS / TV SERIES
2025 [미정] 감독 극본 김태희 '선의의 경쟁' 최경 역
2025 [티빙] 연출 최하나 극본 송현주, 장인정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윤태경 역
2024 [디즈니+] 연출 최국희, 이후빈 극본 이수진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박은정 역
2024 [넷플릭스] 연출 이창희 각본 김다민 '살인자o난감' 미영 역
2023 [JTBC] 연출 차영훈 극본 권혜주 '웰컴투 삼달리' 젊은 부미자 역
2023 [Wavve] 감독 이종필 각본 손미 '박하경 여행기' 김윤서 역
2022 [왓챠] 신인감독 파일럿: '투셰' 나은 역

 

DIRECTING
2023 영화 '소라게'
2020 영화 '송유빈은 못말려'
2019 영화 '엄마에게'

 

AWARDS
2023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아빈 크리에이티브상

 

설명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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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유현진 감독 '귀가' 혜정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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